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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역기반 건강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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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버블 안의 소년: 데이비드 베더의 선천성면역결핍증 이야기 선천성면역결핍증과 ‘버블 보이’의 탄생흔히 AIDS를 후천성면역결핍증이라고 하는데, 선천성면역결핍증으로 알려진 병이 있습니다. 보통 SCID라고 부르는 데, 이 질병과 관련된 이야기를 좀 정리하고 싶어서 나름 가장 자세히 확인해 봤습니다.1971년 9월, 미국 텍사스에서 한 남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이름은 데이비드 베더(David Vetter)입니다. 그러나 갓 태어난 데이비드는 곧바로 어머니 품에 안길 수 없었습니다. 그는 중증복합면역결핍증(Severe Combined Immunodeficiency, SCID)이라는 유전 질환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SCID 환자는 면역체계가 거의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무해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조차 치명적인 위협이 됩니다. 데이비드의 부모는 이미 첫.. 2025. 7. 26.
에볼라 바이러스의 역사와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의 장엄한 과정 에볼라 바이러스는 인류에게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0년대 중반 아프리카 오지의 작은 마을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수차례의 유행을 통해 무서운 치사율과 공포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며 희망의 씨앗도 함께 뿌려졌습니다. 지금부터 에볼라 바이러스의 발견에서부터 최근 백신·치료제 개발까지의 과정을, 역사적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1. 1976년 에볼라 바이러스의 최초 발견 (수단과 자이르)1976년의 어느 날, 중앙아프리카의 외딴 마을. 수단 남부의 작은 공장 마을과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 북부의 얌부쿠(Yambuku)라는 마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출혈성 열병이 동시에 발생했습니다. 자이르 얌부쿠에서는 한 가톨릭 선교.. 2025. 7. 25.
트럼프 코카콜라에 설탕을 넣는다? 플로리다 가난한 노동자들은 숨통 트일 트럼프 한마디에 코카콜라가 바뀌었다?— 설탕 콜라를 둘러싼 진실과 마케팅의 힘2025년 7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한마디가 화제가 되었습니다.“미국에서 파는 코카콜라에 **진짜 사탕수수 설탕(cane sugar)**을 쓰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트럼프는 이미 대통령 시절부터 미국산 사탕수수 농가 보호를 주장해 왔으며, 옥수수 시럽(HFCS)을 비판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코카콜라가 반응한 것입니다.코카콜라의 공식 입장며칠 뒤, 코카콜라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다음과 같은 발표를 했습니다.“올가을부터 미국에서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 말은 기존에 사용되던 고과.. 2025. 7. 24.
인류가 완전히 극복한 전염병이 천연두 뿐인 이유 인간을 괴롭히는 바이러스는 많습니다. 그런데 특이하다면 특이한 게, 인간이 박멸한 바이러스는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천연두죠. 그런데 왜 천연두는 박멸이 되는데 다른 바이러스는 박멸하지 못하고 있을까요? 박멸이라는 기적과 그 뒷이야기천연두(smallpox)는 수세기 동안 인류를 괴롭혀온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 중 하나였습니다. 천연두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거나, 남미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가는 총균쇠 같은 책에 자세히 나옵니다. 설사 살아나도 얼굴에 깊은 흉터를 남기고, 시력을 잃게 하며,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 바이러스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완전히 박멸된 전염병’이라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는 단지 한 감염병의 퇴치가 아니라, 인류가 과학과 협력을 통.. 2025. 7. 24.
암세포는 왜 포도당을 좋아할까? 면역세포도 마찬가지야. 암세포가 왜 포도당을 좋아할까요? 우리는 암세포는 포도당을 먹이로 사용하고 충분히 분해하지도 않고 계속 포도당만 먹는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이것을 와버그 효과라고 하는데, 일부 사람들은 바르부르크 효과라고도 합니다. 영어로 읽나 독일어로 읽나 그 차이입니다. Warburg 효과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산소가 충분한데 왜 암세포는 ‘숨을 안 쉴까?’ – 와버그 효과란 무엇인가우리 몸의 대부분의 세포는 포도당을 분해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을 거칠 때, 산소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ATP를 생산합니다. 이것을 산화적 인산화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암세포는 산소가 충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마치 산소가 부족한 세포처럼, 포도당을 해당작용(glycolysis)이라는 비교적 원시.. 2025. 7. 23.
30세에는 유방암의 검진을 하면 안 되는 이유 : 스웨덴 말뫼에서 찾은 진실 유방암 조기 진단의 두 얼굴 ― ‘말뫼 이야기’로 보는 과잉진단의 역사“일찍 찍으면 반드시 살린다.”1980 년대 스웨덴 말뫼(Malmö)에서 시작된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은 이 구호에 학계적 권위를 더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40 여 년이 지난 지금, 말뫼 연구는 과잉진단(over-diagnosis) 논쟁의 표본으로 더 자주 언급됩니다. 왜 이런 반전이 일어났을까요? 우선 많은 사람들은 조기 진단으로 암을 발견하면 무조건 이익이지 무슨 문제가 있냐고 생각합니다. 사실 몇년전만 해도 이러한 시각을 가진 사람 참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암의 진단에 오류가 많고, 암이 진단되면 결국 치료를 해야 하는데, 그 결과 상당히 심각한 부작용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무시한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2025.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