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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역기반 건강설계

생활면역56

새로운 항암제 6-머캅토퓨린 개발과 거트루드 엘리언의 노벨상을 향한 여정 엘리언과 히칭스1930년대 말부터 제약회사 버크스웰컴(Burroughs Wellcome) 연구소에서 함께 일한 거트루드 엘리언(왼쪽)과 조지 히칭스(오른쪽)의 모습입니다. 연구실에서 핵산 대사를 연구하며 새로운 항암제를 고안한 이 둘은 혁신적인 신약 개발 방법을 개척했습니다.1944년, 조지 히칭스 박사는 뉴욕 북부 Tuckahoe에 있는 버크스웰컴 연구소의 작은 생화학부에 몸담고 있었습니다. 당시 히칭스는 연구 보조원을 한 명 두고 있었는데, 추가로 한 명을 뽑으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 무렵 뉴욕 브롱크스에 살던 거트루드 엘리언은 박사과정 진학을 준비하며 연구 보조원직을 찾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엘리언의 아버지가 구입한 약의 관련 샘플로 인해, 엘리언은 버크스웰컴에 취직 문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1.. 2025. 8. 8.
담배와 폐암의 연관성 발견: 돌과 힐의 여정 서막: 전후 영국의 숨겨진 위협1950년대 초,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에서 벗어나 재건과 희망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사회는 활기를 띠었고, 담배는 일상 속 깊이 뿌리내린 습관이었습니다. 중년 남성의 80%가 흡연자였으며, 담배는 심지어 건강에 좋다고 광고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밝은 분위기 속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습니다. 폐암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결핵을 제치고 주요 사망 원인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의학계는 당황했습니다. 폐암은 과거에는 드문 질병이었기에, 이 급격한 증가의 원인을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습니다.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계연구부서에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이곳에서 두 명의 연구자, 리처드 돌(Rich.. 2025. 8. 7.
디에틸스틸베스트롤(DES): 희망의 약에서 비극의 발암물질로 밝혀지기까지의 기록 프롤로그: 희망의 약, 비극의 씨앗1938년, 런던에서 인류 최초의 비스테로이드성 합성 에스트로겐인 디에틸스틸베스트롤(Diethylstilbestrol, DES)이 합성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약물은 당시 의학계에 혁신적인 기대를 안겨주었습니다. 특히, 임신 중 유산이나 조산을 방지할 수 있는 "기적의 약"으로 여겨지며, 심지어 "모든 임신에 대한 일상적인 예방"으로까지 권장되기도 했습니다.DES는 1940년대 초부터 1971년까지 미국에서 임산부에게 광범위하게 처방되었습니다. 알약, 주사, 좌약, 크림 등 다양한 형태로 유통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 미국에서만 약 500만에서 1000만 명에 달하는 임산부와 그 자녀들이 DES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47년 유산 방지 목.. 2025. 8. 6.
B형 간염 바이러스 발견과 블룸버그 박사의 연구 여정 1960년대 초반, 미국의 의학자 바루크 S. 블룸버그(Baruch S. Blumberg) 박사는 인류집단 간 질병 민감성의 유전적 차이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는 다양한 인구 집단의 혈청 샘플을 수집하고자 세계 여러 지역을 다녔으며, 이 과정에서 혈액은행과 협력하여 다량의 수혈을 받은 혈우병 환자들의 혈청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블룸버그 박사는 다회 수혈로 인해 환자들의 체내에 자신이 유전적으로 가지지 않은 외래 단백질(항원)이 축적되었을 것이라고 가정했습니다. 즉 혈우병 환자들이 생산한 항체를 이용해, 전 세계 혈청 샘플 속에서 이 항원들과 대응하는 항체 반응을 탐색하기로 한 것입니다.이러한 탐구 중 뜻밖의 발견이 있었습니다. 1963년경 뉴욕의 혈우병 환자 혈청을 검사하던 연구팀은 실험 패널 .. 2025. 8. 5.
로베르트 코흐와 결핵: 백신 개발의 역사와 투베르쿨린 반응 서론: 결핵과의 전쟁결핵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질병 중 하나로, 19세기에는 "백색의 사신"으로 불리며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당시 의학계는 결핵의 원인을 알지 못했고, 치료법도 미비했습니다. 이 암울한 시기에 로베르트 코흐(Robert Koch)는 결핵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법을 찾기 위해 헌신한 과학자였습니다. 그의 연구는 결핵과의 싸움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이루었지만,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는 드라마틱한 여정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코흐의 결핵백신 개발 역사, 그 실패, 그리고 투베르쿨린 반응과 면역 메커니즘을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풀어냅니다.1. 로베르트 코흐: 세균학의 선구자1843년 독일 클라우스탈에서 태어난 로베르트 코흐는 의학을 공부하며 세균과 질병의 관계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는 1.. 2025. 8. 4.
루이 파스퇴르의 탄저병ㆍ광견병 백신 개발 19세기 후반의 프랑스와 유럽은 콜레라, 홍역, 발진티푸스, 매독, 탄저병, 광견병 등 다양한 전염병이 주기적으로 유행하면서 큰 사회적 공포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당시에는 에드워드 제너가 1796년에 발견한 천연두 백신(牛痘 기반)만이 널리 알려져 있었으며, 그 외의 감염병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 수단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루이 파스퇴르는 미생물을 배양하여 병원성을 약화시키는 ‘약독화(attenuation)’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으며, 이를 여러 병원체에 적용하여 백신을 개발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는 1879년에 닭 콜레라 백신을 개발한 데 이어, 1881년에는 탄저병 백신을, 1885년에는 광견병 백신을 성공적으로 개발하여 예방의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탄저병 백신 개발탄저병(Baci.. 2025.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