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면역56 하버드 식단 vs. USDA 식단 – USDA가 맞다고 본다 들어가며: 두 개의 접시, 두 개의 철학2011년, 미국 농무부(USDA)는 기존의 식품 피라미드를 폐지하고 간단한 시각 도식인 "마이플레이트(MyPlate)"를 도입하였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은 "건강한 식사 접시(Healthy Eating Plate)"를 발표하였으며, 이는 보다 과학적인 식단 기준을 제시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두 지침 모두 접시를 시각화하여 건강한 식사의 기준을 제시하지만, 철학적 접근과 현실 적용 가능성에 있어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특히 하버드 식단이 과학적 권위를 앞세우지만, 현실적으로 실천이 어렵고 과학적 불확실성을 과도하게 확대 해석하고 있다는 점을 중심으로 비판적으로 고찰하고자 합니다. 또한, 하버드의 식단 권고가 '과학적으로 중립적'이라는.. 2025. 8. 25. 후생유전학은 어떻게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는가? 후생유전학(Epigenetics)은 원래 세포생물학과 분자유전학의 전문 영역에서 사용되던 개념입니다. DNA 염기서열이 변하지 않아도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조절된다는 사실은 20세기 중반부터 학계에서 부분적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비교적 생소한 주제였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이 개념은 단순한 학문을 넘어 건강, 심리, 교육, 사회문화 전반을 관통하는 하나의 '문화적 키워드'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렇다면 후생유전학은 어떻게 과학자의 실험실을 떠나 대중의 언어로 확산되었을까요?1. 시각적으로 강렬한 동물실험: 임신한 쥐의 식이와 새끼의 털 색 변화2003년, 미국 듀크대학교의 랜디 저틀(Randy Jirtle)와 로버트 워터랜드(Robert Waterland) 연구팀은 후생유전학의 개.. 2025. 8. 22. 소비되는 산소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로 무엇을 먹었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숨쉬는 방식’을 바꾼다고?사람이 쉬지 않고 하는 일 중 하나가 ‘숨쉬기’입니다. 그런데 이 호흡이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바뀐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이런 사실은 과학자들이 호흡률(Respiratory Quotient, RQ)이라는 지표를 통해 알아냈습니다.RQ란 무엇일까요?RQ는 아래와 같은 비율로 계산됩니다.RQ=몸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양 (CO₂) / 몸에서 쓰인 산소 양 (O₂)이 비율을 보면 몸이 어떤 연료(기질)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탄수화물을 태울 때의 RQ탄수화물은 ‘깨끗하게’ 타는 연료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탄수화물인 포도당(C₆H₁₂O₆)이 연소되는 반응은 다음과 같습니다. 탄산소 6분자를 쓰고이산화탄소 6분자가 나옵니다. 그래서 .. 2025. 8. 20. 카본블랙, PAH, 중금속… 디젤 엔진이 뿜는 독성 물질의 실체 디젤 배출물과 초미세먼지의 주요 성분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는 수백 가지 물질로 이루어진 복합 혼합물입니다. 특히 디젤 배출물의 입자상 물질(Diesel Particulate Matter, DPM)은 카본블랙 중심에 각종 유기 화합물이 응축된 형태로 존재합니다. 참고로 카본블랙(Carbon Black)은 탄소(Carbon)로 이루어진 미세한 입자 형태의 분말로, 주로 불완전 연소 또는 열분해 과정을 통해 생성되는 물질입니다. 주로 산업용으로 활용되니다. 이 카본블랙은 생체내에서는 분해되기 어렵습니다. 이 카본블랙에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니트로-PAH 같은 발암성 유기물질들이 다량 흡착되어 있으며, 미량의 황산염(sulfate), 질산염(nitrate), 금속 등 무기 성분도 포함됩니다. 이.. 2025. 8. 19. 마이크로바이옴 과대광고상: 과학자 조나선 아이선의 유쾌한 경고 마이크로바이옴 과대광고상: 과학자 조나선 아이선의 유쾌한 경고최근 방송이나 광고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엄청난 효과를 나타내는 것 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자료를 분석해보면 아직도 먼 실험실 내의 이야기거나, 사실 과거에도 그 정도의 결과는 많았다는 것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현혹되기 쉽습니다. “장내 미생물이 체중, 감정, 질병까지 모두 좌우한다”는 주장은 이제 익숙한 문구가 되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개념은 과학을 넘어 대중 매체와 건강기능식품 광고, 심지어 연애 조언서까지 등장하고 있으며, 때로는 만병통치약처럼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들은 과연 과학적으로 얼마나 타당한 것일까요?이 질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온 인물이 있습니다. 미국 UC 데이비스(Universi.. 2025. 8. 17. 한국의 치매 유병률, 왜 계속 높을까? 한국은 이제 단순한 고령화 국가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오래 사는 나라가 됐지만, 뇌의 건강까지 오래 유지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최근 발표된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중 치매 유병률은 9.25%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6년(9.50%)에 비해 소폭 감소한 수치이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한국은 치매 유병률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1. 인구 구조의 거대한 전환 – 베이비붐 세대의 노년기 진입먼저, 단순히 노인이 많아져서 치매 환자도 증가하는 구조적인 요인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2023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약 946만 명, 전체 인구의 18.5%에 달합니다. 특히 65.. 2025. 8. 16. 이전 1 2 3 4 5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