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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면역

미세플라스틱, 우리는 정말 위험한 양을 먹고 있을까?

by 면역이야기 2025. 7. 8.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표현한 보고서의 가장 대표적인 자료

미세플라스틱 공포, 과연 과학적일까?

“우리는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무게만큼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다.”
한때 전 세계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 문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수치는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주장일까요? 그리고, 그렇게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이 실제로 우리 몸에 염증이나 질병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충분할까요?

이 글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의 근거,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염증 유발 가능성, 그리고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비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WWF 보고서: "신용카드 한 장"의 실체

2019년 WWF(World Wildlife Fund)는 인간이 매주 약 5그램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수치는 호주 뉴캐슬 대학교가 50여 개 논문을 분석해 도출한 것으로, 해산물, 물, 공기, 소금 등의 섭취 경로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유입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다음과 같은 중대한 한계가 있습니다.

  • 다양한 논문에서 측정된 결과를 단순 평균하여 사용함
  • 사람마다 노출 환경이 다른데도 전 세계 인구 평균으로 환산
  • 미세플라스틱이 몸에 흡수되었는지 여부는 고려하지 않음
  • “신용카드 한 장”이라는 비유적 표현이 실제 위협을 과장함

결과적으로 이 보고서는 환경 캠페인용 메시지에 가깝지, 독성학적 평가 보고서는 아니었습니다. 과학적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우리가 매주 신용카드만큼 먹는다”는 식의 표현은 공포 마케팅에 가깝습니다.


인체는 정말 흡수하고 있을까?

현재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세플라스틱은 150μm 이상의 크기이며, 이런 입자들은 소화관을 그대로 통과하여 배출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부 1~10μm 크기의 입자들이 혈액, 태반, 장 점막 등에서 미량 검출된 사례는 있지만, 그것이 체내에 축적되며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습니다.  

 

참고로 15um이 세포의 크기이므로 세포보다 10배 정도 크기 때문에 섭취는 되어도 흡수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일주일에 5g 이라는 수치가 믿겨지지가 않아서 다시 알아봤더니, 이 주장에 대한 반박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우선 이 보고서는 매우 짧은 양의 보고서이고 보고서 자체에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반박한 국내 기사가 있습니다.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권정환 교수와 FITI 오창산업환경시험센터, 한국분석과학연구소(KIAST) 연구팀은 최근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국제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한국인들이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산출 방법에 따라 주(週)당 0.14㎎ 혹은 0.3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값은 5g의 3만분의 1 혹은 1만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9628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에 대해서도 흡수 가능성이 제기되긴 하지만, 이 또한 분석 기술의 민감도와 오염 가능성 문제 때문에 과학계에서도 논란 중입니다.

 

WHO, EFSA(유럽식품안전청), FDA 모두 현재의 증거로는 인체 유해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염증을 유발한다는 주장, 믿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미세플라스틱이 염증을 일으킨다”고 믿고 있지만, 그 주장의 근거는 대부분 동물실험이나 세포 실험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예를 들어:

  • 마우스에게 고용량의 미세플라스틱을 먹인 실험에서, 간이나 장에서 산화 스트레스나 경미한 조직 변화가 관찰된 바 있습니다.
  • 세포 수준에서는 대식세포가 미세플라스틱을 탐식할 때 염증성 사이토카인(IL-1β, TNF-α 등)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우도 보고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실험은 모두 비현실적으로 높은 농도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노출량으로는 이러한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게다가 장기 동물실험도 일부 수행되었지만, 결과는 대체로 모호하거나 경미한 수준이며,
그로 인해 “염증을 유발한다”는 표현은 과학적으로 과도하게 단정된 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미세먼지와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납니다. 미세먼지는 대식세포가 탐식작용으로 제거하고 efferocytosis를 일으키는 것이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독성과 비교할 때, 미세 플라스틱의 독성은 정말 독성이 있는지 조차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고 농도에서 독성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 독성이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간 독성이나, 면역 독성이 없다면, 대개는 저독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된 것 같은데, 뇌와 생식독성이 있다는 말도 없는 것을 보면 미세 플라스틱의 독성은 생각보다 무시할 정도라고 봅니다. 

 

그리고 만약 독성이 있다면 이미 플라스틱을 먹은 지가 얼마나 오래되었는데, 인간의 수명이나, 질병에 영향을 미쳤다는 자료가 드러나지 않을까요? 최근 EBS 방송을 봐도 겁을 주기만 할 뿐, 막상 자료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시적인 자료로 평가해야 하는데, 그런 관점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제브라 피시 독성은

인터넷에는 UST의 교수의 이야기도 퍼져있는데, 이것도 논문을 읽어봐도 저는 별 관심이 없는 수준입니다. 논문을 읽어보면, 

 

  • 실험에 사용된 미세플라스틱은 폴리스티렌 입자(PSMPs)이며, 크기는 0.2μm, 1μm, 10μm 3종류.
  • 독성물질로는 벤조[a]안트라센(BaA), 대표적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사용됨.
  • 단독 미세플라스틱에서는 사망률, 심장형성, 혈관 발달, ROS 생성, 세포사멸 모두 유의한 변화 없음.
  • 그러나 PSMPs + BaA 조합에서:
    • 0.2μm 입자BaA의 체내 흡수를 증가시켜 심장 결함, ROS, 세포사 증가.
    • 1μm 입자는 경계적인 반응.
    • 10μm 입자는 오히려 독성을 감소시킴.

여기서 중요한 것은 0.2um의 미세 플라스틱은 나노플라스틱이라고 불리는 매우 작은 물질이고 이것이 BaA를 아마도 흡착시켜서 독성이 증가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세플라스틱의 농도가 보통의 농도보다 수백 수천배 높은 실험조건이고 BaA라는 물질도 주변에서 노출되는 양보다 훨씬 심합니다. 그리고 가장 민감한 시기인 제브라피시의 유생과 비교했지만, 인간의 태아는 일단 임신부의 몸안에 흡수된 이후 태반까지 이동해야 하므로 직접적인 비교가 되지도 않습니다.  

 

 


왜 이런 과장된 메시지가 나올까?

그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존재합니다:

  • 언론과 환경단체의 주의 환기 전략: 자극적인 수치와 비유는 클릭을 유도하고, 정책적 반응을 끌어냅니다.
  • 플라스틱 산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 정서
  • 대중의 '불확실성 = 위험'이라는 인식: 과학적으로 불확실한 상태를 위험으로 해석하는 심리

이로 인해 “과학은 아직 판단을 유보하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는 이미 미세플라스틱이 ‘위험한 독성 물질’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론: 공포보다 근거가 앞서야 합니다

플라스틱 오염은 분명히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입니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독성 문제는 아직 과학적으로 불확실한 영역입니다.

  • 우리가 먹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과장되어 전달되고 있습니다.
  • 염증이나 질병을 유발한다는 직접적인 인체 증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 대부분의 미세플라스틱은 배출되며, 축적이나 위험성에 대한 판단은 시기상조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환경 문제와 건강 문제를 구분해서 바라보아야 하며,
공포가 아닌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이제 방송에서 미세플라스틱 1주에 5g, 신용카드 한장 먹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거르세요. 정직하지 않은 과학자들입니다. 그가 아무리 유명해도 그런 말은 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