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호텝
여러분 혹시 미이라 라는 영화를 보셨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 영화에는 임호텝이라는 악역이 나옵니다.
사실 이 미이라라는 영화가 픽션이기 때문에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고대 이집트 인 중에서 파라오나 왕가의 사람이 사람의 이름중에서는 아마 임호텝이 가장 유명할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속에서 임호텝이라는 이름을 가져다 쓴 것일 것입니다. 어차피 미국인들이 이름은 알아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니까요.
하지만 실제 임호텝은 기원전 27세기 (제 3왕조, 조세르 시대) 의 파라오의 재상이고, 건축가이고, 천문학자이고, 무엇보다 의사였습니다. 뭐 이런 대단한 사람이 존재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의 업적으로는 사카라 계단 피라미드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초기 피라미드로 매우 유명한 것입니다.
보기엔 좀 작아 보이지만, 이 피라미드가 높이가 60m 입니다. 아래쪽 기단만 121x109m 이고 기원전 2630년 경 만든 것입니다. 처음에 사진으로 보기엔 작은 벽돌 피라미드 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큽니다.
이 피라미드가 유명한 것은 이 피라미드 이전에는 마스타바라고 해서 직사각형 흙무덤 형태의 무덤이었는데, 이것을 6개 쌓아 올려서 피라미드를 만들었고, 이것으로 부터 대 피라미드가 만들어지는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언듯 보기엔 벽돌 같지만 실제로는 석회암 블록입니다. 그리고 사실 지금이야 피라미드만 남았지만 주변의 기념사원과 벽, 제의 공간 등으로 이루어진 복합 건물입니다. 우리나라는 단군이 고조선을 세우기도 전에 이집트에서 이런 건축을 했다는 것은 정말로 놀라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게 우리만 그렇겠습니까? 이집트 사람도 임호텝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아서 사실 나중에 신처럼 추앙 받습니다. 그런데 그가 사실 의사라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돌에 새겨진 것이 아니라, 파피루스에 적혔다”
1858년, 미국의 골동품 수집가이자 상인이던 에드윈 스미스(Edwin Smith)는 이집트의 룩소르에서 우연히 고대 문서를 손에 넣습니다.
그것은 낡고 찢어진 파피루스 두루마리, 약 5미터에 달하는 필기물로 히에라틱 문자(이집트 서민용 문자)로 정교하게 쓰여 있었습니다. 에드윈 스미스는 당시 고대 이집트어를 해독할 수 없었기에, 그 진가를 완전히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 파피루스는 그가 죽은 후 딸에 의해 미국 뉴욕의 한 학자에게 넘겨지고, 결국 1920년대, 이집트학자 **제임스 헨리 브레스티드(James Henry Breasted)**가
해독 작업을 통해 고대 이집트의 외과학 교과서임을 밝혀냅니다.
이 파피루스에 아주 유명한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이 파피루스에는 48개의 임상 사례가 적혀 있고, 해부, 진단, 예후, 그리고 치료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례 45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사례 45: 가슴에 솟아오른 종양에 대한 지침
제목:
가슴에 솟아오른 종양에 대한 지시.
진찰:
“만약 네가 어떤 사람의 가슴에 솟아오른 종양이 있는 것을 진찰하고,
그 부기가 가슴 전체에 퍼져 있음을 발견한다면 —
그 종양 위에 손을 얹었을 때, 그것들이 매우 차갑고
그 안에 전혀 열이 없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종양들은 고름이 생기지 않고,
분비물도 형성되지 않으며,
액체나 진물이 나오지도 않고,
만졌을 때 부풀어 오른 상태이다.
(주석에 따르면) 손으로 만지는 감각은
천으로 감싼 둥근 덩어리 같으며,
그 모습은 초록색 하마트 열매 — 아마도 석류 — 와 비슷하다.
즉, 손에 닿는 느낌은 단단하고 차가운 과일과 같다.”
치료:
“이 병에는 치료법이 없다.”
의사들은 이 기록이 유방암에 대한 기록이고, 이처럼 자세한 기록이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쓰여있는 한 구절, 치료법이 없다는 말은 참 객관적이고도 냉정한 판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기록이 왜 중요하냐면, 이것이 암에 대한 최초의 기록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 후대의 기록도 이정도로 확실하게 암을 나타내는 기록이 없다는 것입니다. 임호텝이 얼마나 객관적인 사람인지 이글을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그 당시에 이런 불치의 질병을 신의 저주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냥 객관적으로 내가 못 고친다고 말했다는 것.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한의학과 비교
한의학은 조선시대의 기록을 보더라도 암을 명시한 것이라고 생각되는 기록이 거의 없습니다. 있기는 하지만, 막연했고, 사실 기록도 거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당시는 암에 걸릴 만큼 오래 살지도 못했고, 조선시대는 해부학이 발전하지 않아서 암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너무 한의학을 폄하한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사실 한의학의 특징이 부작용 없이 낫는다는 것인데, 부작용이 없는 물질은 사실 약효도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인삼이나, 홍삼이 좋은 성분이기는 합니다만, 특정 질환에 특효약은 아니었습니다.
그 이후 암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리스 시대의 히포크라테스 시기에 오면 암에 대한 기록이 나오기 시작하고 사실 암이라는 단어를 영어로는 cancer 라고 하고, cancer는 별 자리 중에서는 게자리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명명은 히포크라테스 시대에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최초의 유방암 환자를 기록한 것도 그리스였습니다. 다만 그 유방암 환자는 그리스 사람이 아닌 지금의 이란, 당시 페르시아의 유명한 왕비인 아토사 였습니다.
TMI
뭐 사소한 이야기지만 일부 이상한 회사가 다음과 같은 영상 내용을 이용해서 광고에 사용하는데, 좀 의심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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