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Mnookin Seth
- 출판
- Simon & Schuster
- 출판일
- 2021.01.01
몇 년전에 읽은 책이긴 하지만 panic virus라는 책에는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가 어떻게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그것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매튜의 이야기와 Hib 백신의 교훈
2006년 어느 봄날 저녁,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마을 모노로빌에서 켈리 레이섹은 남편과 함께 아버지-딸 무도회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세 아이 중 막내인 세 살배기 매튜는 평소와 달리 기운이 없어 보였지만, 단순한 감기쯤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집에 돌아오자마자, 매튜는 고열과 함께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태에 빠졌고, 곧장 응급실로 실려 가게 됩니다.
처음 병원에서는 단순한 편도염일 것이라며 안심시켰지만, 상황은 빠르게 나빠졌습니다. 의사 한 명이 아이를 살펴보더니, “이 아이, 백신은 다 맞았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켈리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저었습니다. 이때 그녀는 의사가 그렇게 빠르게 절망하는 경우는 본적이 없다고 회고 했습니다.
백신을 맞히지 않았던 이유
매튜가 태어난 2003년은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루머가 미국 전역에 퍼지던 시기였습니다. 켈리 부부는 예방접종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고, 결국 몇몇 접종을 거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문제였던 것은 ‘Hib 백신’이었습니다. 당시 켈리는 소아과 의사에게 “백신에 수은이 들어있지 않다는 증명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의사는 그에 응하지 않았고, 신뢰는 무너졌습니다.
아이의 숨이 막히기 시작했습니다
Hib, 정확히는 Haemophilus influenzae type B는 건강한 아이에게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 균이 기도로 침투하면, 후두개염(epiglottitis)을 일으켜 목이 부어오르고 기도가 막히게 됩니다. 매튜가 그랬습니다.
병원 X-ray에는 마치 엄지손가락만 한 무언가가 매튜의 목을 틀어막고 있는 듯한 그림자가 찍혀 있었습니다. 의사는 당장 매튜를 소아전문병원으로 옮기지 않으면, “몇 분 안에 질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헬리콥터는 짙은 안개로 인해 뜰 수 없었고, 결국 응급차 안에서 기도 삽관을 한 후 피츠버그로 이송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밤, 매튜는 의학적 혼수상태에 놓였습니다. 의사들은 매튜가 살아남더라도 뇌 손상이나 청각 장애가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살아 돌아온 아이, 그리고 남은 후회
다행히 며칠 뒤 매튜는 천천히 눈을 떴습니다. 의식을 회복한 첫마디는 “엄마, 화장실 가고 싶어요”였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되살아난 아이의 일상적인 말이, 부모에겐 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이후 켈리 레이섹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날 밤 이전까지는 단 한 번도 내가 내린 결정이 이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틀렸습니다.”
그녀는 이제 백신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에 참여하며, 자신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부모가 없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Hib 백신은 왜 중요할까?
Hib는 1980년대까지 미국에서 매년 수만 명의 어린이를 병원에 입원시킨 감염병이었습니다. 후두개염, 폐렴, 수막염, 그리고 심한 경우 청각 상실이나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치사율도 높습니다. 그러나 백신이 도입된 이후, 미국에서 Hib 감염률은 99% 이상 감소하였습니다.
이 백신은 생후 2개월부터 시작해 총 3~4회 접종하게 되며,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소아과학회에서 강력히 권장하고 있는 필수 예방접종입니다.
이 이야기를 소개하는 이유는 이 가족의 이야기가 그대로 youtube에 올라와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영상이지만 알고리듬 때문에 다시 보여서 블로그에 소개드렸습니다. 설마 제 블로그 글을 읽는 분 중에는 아나키 회원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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