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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역기반 건강설계
이기적인 면역

설탕이나 과당을 많이 먹어서 당뇨가 되었을까? 대체로 아님.

by 면역이야기 2025. 9. 2.

 

적당히 마신다면 탄산음료는 당뇨의 주 원인이 아닙니다.

설탕(단순당)이 당뇨의 원인일까? —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면

 

단순당, 즉 설탕이나 과당이 건강에 나쁘다는 이야기는 이제 상식처럼 들립니다.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단순당이 당뇨병의 원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통상적으로 단순당이 당뇨를 일으킨다는 증거가 생각보다 매우 적습니다. 보통은 단순당을 많이 먹어서 비만이 되기 때문에 당뇨가 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좀 문제가 있는데, 정크푸드가 섭취량을 증가시켜서 비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도 관리를 한다면 비만에 이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 대부분은 비만이 된 이후에 더 많이 먹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비만의 원인을 섭취량의 과다 보다는 오히려 염증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을 좀 단순하게 해 보겠습니다. 특히 이런 질문은 매우 중요합니다.

“내가 비만이 아니고, 식단도 꽤 건강하게 유지하고 있다면, 단순당 섭취 자체가 당뇨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

답은 단순하지 않지만, 과학적으로 정리하면 “아니요, 단순당만으로 당뇨병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당뇨는 단일 원인이 아니라, 다요인성 질환입니다

제2형 당뇨병은 단순히 설탕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질환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요소들이 장기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다요인성 질환입니다.

  • 비만, 특히 내장지방의 증가
  • 유전적 감수성 (췌장 기능, 인슐린 감수성 등)
  • 장내 내독소(LPS) 유입과 만성 염증
  • 고열량, 고지방, 저섬유 식이
  • 노화,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요인

이런 조건들이 누적될 때,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고, 결국 혈당을 조절하는 시스템이 무너지며 당뇨병이 시작됩니다.


단순당은 “단독 원인”이 아니라 “촉진 인자”입니다

단순당은 이런 병태생리적 흐름에 기여할 수는 있지만, 단독으로 당뇨를 일으킬 만큼 강력한 원인은 아닙니다.

즉, 단순당은 정상 대사 환경에서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이미 문제가 있는 환경에서는 그것을 악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지방 식이, 염증성 체질, 장내 미생물 불균형 등의 조건이 이미 깔려 있다면, 단순당은 기름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조건이 없다면, 단순당 섭취는 대부분의 경우 안전하게 처리됩니다.


혈당 스파이크? 건강한 사람에게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단순당을 섭취하면 혈당이 빠르게 오릅니다. 이를 ‘혈당 스파이크’라고 부르는데, 이 자체가 항상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췌장은 적절히 인슐린을 분비하고, 근육과 간은 이 신호에 잘 반응합니다.
즉, 혈당은 오르지만 곧바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이런 정상적인 반응은 결코 병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문제는, 인슐린이 분비되어도 조직이 반응하지 않거나(인슐린 저항성), 췌장이 지쳐 인슐린을 충분히 만들지 못할 때 생깁니다.
하지만 이런 상태는 단순당 섭취 하나로 유도되지는 않습니다.


아이스크림 한 번에 장내 미생물이 무너질까요?

단순당은 장내 미생물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장기적이고 과도한 섭취, 그리고 식이섬유나 발효식품이 결핍된 식단에서 관찰되는 일입니다.

하루 아이스크림 한두 스푼, 제철 과일 몇 조각으로 장내 환경이 망가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장내 미생물은 회복력이 매우 강한 생태계이며, 식이섬유나 발효식품을 함께 섭취한다면 일시적인 영향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비만이 없고, 식단이 균형 잡혀 있다면, 단순당 섭취는 당뇨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닙니다.

단순당은 조건에 따라 문제가 되기도 하고,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도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식이의 전체 맥락입니다.


덧붙여서

무조건 설탕을 죄악시하는 태도는 오히려 문제를 단순화시킵니다. 우리가 진짜로 경계해야 할 것은 과도한 열량 섭취, 만성 염증, 수면 부족, 스트레스, 그리고 만성적인 대사 스트레스 환경입니다.

설탕 그 자체는, 마치 소금처럼, ‘사용 방법’을 잘 알면 충분히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식재료입니다. 다만 많이 섭취하면 안 되는 것은 맞으며, 체중을 항상 관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체중이 정상인 사람들은 단순당을 별로 안 좋아하고, 체중관리가 필요한 살찐 사람은 단순당을 좋아하죠. 제 글에는 균형잡힌 식사를 한다는 가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탄산음료를 너무 많이 마실 경우, 균형잡힌 식사가 불가능합니다. 저는 탄산음료나 최근 유행하는 말차 같은 것을 무조건 피하지는 말자라는 것이지, 너무 많이 마셔서 식단 균형을 무너뜨려도 된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당뇨의 원인은 대개는 단것을 먹어서가 아니라, 만성염증 때문입니다. 그 염증의 원인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비만도 염증의 원인이긴 하지만 비만 자체가 염증의 결과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러니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탄수화물 자체가 당뇨의 원인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나라 사람들 영양정보를 찾아보면 한국인들은 점점 탄수화물을 먹는 양이 줄어들고 지방의 섭취가 증가합니다. 그런데 당뇨는 왜 늘어날까요? 사람들이 탄산음료만 먹을까요? 설탕소비량도 줄어드는데.

 

 


참고문헌 및 원문 링크

  • Stanhope, K. L. (2012). Role of fructose-containing sugars in the epidemics of obesity and metabolic syndrome. Annual Review of Medicine, 63, 329–343.
  • Yoon, K. H., Lee, J. H., Kim, J. W., et al. (2006). Epidemic obesity and type 2 diabetes in Asia. The Lancet, 368(9548), 1681–1688.
  • Monnier, L., Mas, E., Ginet, C., et al. (2006). Activation of oxidative stress by acute glucose fluctuations compared with sustained chronic hyperglycemia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JAMA: 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295(14), 1681–1687.
  • Cani, P. D., Amar, J., Iglesias, M. A., et al. (2007). Metabolic endotoxemia initiates obesity and insulin resistance. Diabetes, 56(7), 1761–1772.
  • David, L. A., Maurice, C. F., Carmody, R. N., et al. (2014). Diet rapidly and reproducibly alters the human gut microbiome. Nature, 505(7484), 559–563.
  • Sonnenburg, E. D., & Sonnenburg, J. L. (2014). Starving our microbial self: the deleterious consequences of a diet deficient in microbiota-accessible carbohydrates. Cell Metabolism, 20(5), 72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