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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역기반 건강설계
이기적인 면역

당뇨가 인슐린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 생긴 병일까?

by 면역이야기 2025. 9. 4.
당뇨병은 과연 췌장이 마모된 것일까?

 

당뇨병, 인슐린이 닳아 생긴 병일까? 아니면 이기적인 방어 기전일까?

당뇨병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흔히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이 말에는 당이 많아진 상태를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이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분비되고, 그 결과 세포가 더 이상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게 된다는 개념이 들어 있습니다. 즉, 인슐린 수용체가 고장났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은 마치 신체가 반복적인 자극에 피로해져서 망가졌다는 식의 ‘마모설(wear and tear hypothesis)’에 가깝습니다. 현대인의 식생활은 과잉탄수화물과 과잉칼로리에 노출되어 있고, 그 결과 매 식사마다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며, 세포는 그에 지쳐 인슐린 신호에 둔감해졌고, 결국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 즉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췌장은 이런 상황에서 처음에는 과도한 인슐린을 분비하며 버티다가, 나중에는 β세포의 기능이 소진되거나 탈진되어 인슐린 분비 자체가 줄어들게 됩니다. 당뇨병 환자의 말기 상태에서는 인슐린이 적게 나와 혈당이 걷잡을 수 없이 오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당뇨병은 일종의 ‘인슐린의 고갈 또는 마모 현상’으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설명은 중요한 질문 하나를 빠뜨리고 있습니다.
과연 세포가 인슐린을 ‘못 받아들이는 것’일까요? 아니면 ‘받지 않으려는 것’일까요?

 

 


이기적인 면역, 이기적인 뇌:

당뇨병은 근육을 차단하는 전략일 수 있다

최근에는 당뇨병을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시도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이기적인 면역’ ‘이기적인 뇌’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 그리고 당뇨병에 걸렸을 때, 우리 몸에 어떤 장점이 있냐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뇌와 면역계는 인슐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뇌와 면역계가 원할하게 에너지를 공급받게 됩니다.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 혹은 면역계가 작동 중일 때, 뇌와 면역계는 에너지를 다른 조직보다 먼저 확보하려고 합니다. 이는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전략입니다.

이때 가장 먼저 차단의 대상이 되는 조직이 바로 근육입니다. 근육은 포도당을 가장 많이 쓰는 조직 중 하나이지만, 생존과 직접 관련된 뇌와 면역계 입장에서는 반드시 포도당을 나눠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가 있는데, 뇌가 분비하는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은 모두 혈당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면역계가 분비하는 사이토카인 역시 인슐린 저항성을 유도하고 혈당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즉, 이 두 조직은 자신은 인슐린의 영향을 덜 받는데, 근육에서 포도당의 사용을 억제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세포 내에서 인슐린 수용체 이후 신호를 차단하는 여러 단백질은 면역계의 사이토카인(특히 TNF-α, IL-6 등)에 의해 직접 조절됩니다. 즉, 면역계가 에너지 배분의 우선권을 주장하며, 근육이 포도당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막는 것입니다. 이 상황이 바로 우리가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즉, 인슐린이 고장난 것이 아니라, 면역계가 스스로 뇌와 면역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근육을 잠가버린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당뇨병은 단순히 ‘마모된 결과’가 아니라, ‘몸이 선택한 전략’이며, 방어 기전에 가깝습니다.


몸 안의 에너지 전쟁,

당뇨병은 균형을 잃은 갈등의 산물이다

실제 임상에서도 이러한 해석을 지지하는 현상이 관찰됩니다.
예를 들어 감염이나 염증 상태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반대로 염증이 가라앉으면 다시 회복됩니다.

심지어, 고지방식이와 같은 식이도 장내 내독소(LPS)를 증가시켜 면역계를 활성화시키고,
이것이 인슐린 저항성을 유도한다는 메커니즘
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또한 렙틴(leptin), 시토카인, TLR4 같은 분자들이 인슐린 저항성과 에너지 분배를 조절하는 중심적인 신호체계로 작용한다는 점도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당뇨병은 에너지의 소비와 배분을 둘러싼 ‘내부의 갈등’입니다.
그리고 이 갈등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이기적인 면역계’와 ‘에너지 절약을 강요하는 뇌’입니다.


결론: 당뇨병은 ‘망가진’ 것이 아니라 ‘선택된’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단지 고장의 결과가 아니라, 몸이 위험을 감지하고 스스로를 지키려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이기적인 뇌와 면역계가 에너지를 독점하려는 과정에서, 근육을 희생시키며 생겨난 부작용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뇨의 치료는 단지 인슐린을 넣는 것이 아니라,
면역계와 뇌가 에너지 전쟁을 멈추도록 만들고, 전체 대사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즉, ‘혈당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혈당이 높아졌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나 의사들이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서 그렇게 되었다고 환자들에게 말하는데, 실제로 그말은 오래전부터 받아들인 말이지만 근거 수준이 낮은 말입니다. 오히려 왜 내 몸안에 만성염증이 생겼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결국 우리 몸에 당뇨를 오게 한 것은 뇌의 스트레스, 그리고 만성염증 이 2가지가 아마도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의미로는 삶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즉 당뇨는 삶에 대해서 더 많이 걱정하고 더 많이 노력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탄수화물 때문이 아니라.

 

 

삶의 무게가 누적되어 당뇨가 되었을 가능성이 사실은 가장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