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바이옴 과대광고상: 과학자 조나선 아이선의 유쾌한 경고
최근 방송이나 광고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엄청난 효과를 나타내는 것 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자료를 분석해보면 아직도 먼 실험실 내의 이야기거나, 사실 과거에도 그 정도의 결과는 많았다는 것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현혹되기 쉽습니다.
“장내 미생물이 체중, 감정, 질병까지 모두 좌우한다”는 주장은 이제 익숙한 문구가 되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개념은 과학을 넘어 대중 매체와 건강기능식품 광고, 심지어 연애 조언서까지 등장하고 있으며, 때로는 만병통치약처럼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들은 과연 과학적으로 얼마나 타당한 것일까요?
이 질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온 인물이 있습니다. 미국 UC 데이비스(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의 미생물학자 조나선 아이선(Jonathan Eisen)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해온 학자이자, 과도한 상업화와 허위 주장을 비판해온 과학자입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 Tree of Life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과대광고상(Overselling the Microbiome Award)”을 수여하며, 과학의 오용과 언론의 과장을 풍자해 왔습니다.

이 상은 정식 학술상이 아니라, 아이선 교수가 과학적 비판과 유머를 결합하여 과장된 사례를 지적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비공식적인 활동입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 상을 받은 사례들은 어떤 것이 있으며, 그 수상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타임지와 마틴 블레이저 박사 – “마이크로바이옴이 소멸된다”
Time지는 미생물학자 마틴 블레이저 박사의 주장을 인용하며, “항생제가 우리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소멸시킨다(extinguish)”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아이선 교수는 이 표현이 과도하게 극단적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항생제 복용 후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은 일정 수준까지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며, “소멸”이라는 표현은 과학적 사실보다 대중의 공포심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였습니다.
퍼멀러터 박사와 Mercola – “자폐증과 파킨슨병 치료”
Mercola와 신경과 전문의 데이비드 펄머터( David Perlmutter ) 박사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하거나 분변이식(fecal transplant)을 통해 자폐증이나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에 대해 아이선 교수는 이러한 주장이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가능성”을 “사실”처럼 홍보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잘못된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머콜라는 워낙 유명한 사이비니까,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 사람은 미국내에서는 의사로 인정되지만, 정골요법 의사라고 우리가 아는 의사 즉 medical doctor와는 다릅니다. 우리나라 한의사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정골요법 학위 인정안합니다.
뉴욕타임스의 태반 마이크로바이옴 보도
뉴욕타임스는 태반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신생아의 건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학계에서는 태반 마이크로바이옴의 존재 자체가 논쟁 중이었으며, 아이선 교수는 이러한 불확실한 가설을 마치 확정된 사실처럼 보도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는 제한된 연구 결과를 확대 해석한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었습니다.
통합의학 세미나 – “장내세균이 노화를 막는다”
미국의 한 통합의학 세미나에서는 장내 미생물 균형이 체중 감량, 만성질환 예방, 노화 방지까지 가능하다는 주장이 발표되었습니다. 아이선 교수는 이와 같은 주장이 실험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대중에게 ‘만병통치약’처럼 들리게 하는 것은 과도한 상업적 마케팅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이는 과학보다 마케팅 언어가 앞선 전형적인 예로 볼 수 있습니다.
라파엘 켈먼 박사 – “장내세균이 연애를 결정한다”
MindBodyGreen이라는 건강 관련 미디어에서는 “당신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정신 건강과 연애 관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 소개되었습니다. 글을 작성한 라파엘 켈먼 박사는 장–뇌 축(gut-brain axis)을 바탕으로 감정 상태나 대인관계까지 장내 미생물로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아이선 교수는 이러한 주장이 과학적 사실이라기보다는 상업화된 낭만주의적 상상력에 가깝다고 지적하며, 해당 사례에 과대광고상을 수여하였습니다.
캐나다 CBC 라디오 – “키스할 때 박테리아가 맞지 않으면 거부감을 느낀다”
캐나다의 한 라디오 방송에서는 “연인과 키스를 할 때 서로의 마이크로바이옴이 맞지 않으면 불쾌감을 느낀다”는 내용이 소개되었습니다. 이는 박테리아가 인간의 감정적 선호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이선 교수는 이를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인정하면서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낭설에 가깝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과학이 아니라 ‘과학처럼 보이는 판타지’일 뿐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결론: 과학의 이름으로 말한다면, 책임이 따라야 한다
조나선 아이선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가능성과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과학자입니다. 그러나 그는 과학이 상업적 논리에 따라 왜곡될 때, 연구자와 언론 모두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과학은 가능성을 말할 수 있지만, 가능성을 사실로 포장해서는 안 됩니다.
그가 수여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과대광고상’은 결국 대중에게 과학적 사고를 환기시키고, 미디어와 시장이 과학을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안하는 도구입니다. 건강과 생명에 관한 문제일수록, 유행보다는 근거를 먼저 살펴보아야 하며, 과학의 신뢰는 그 절제된 언어와 태도에서 출발합니다.
대충 마이크로바이옴의 세계가 진지한 학자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이비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사용하는 많은 유익균은 저가로 생산이 가능하고 그것은 다양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터무니 없는 과장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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