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이라는 말은 요즘처럼 자주 들리는 단어도 드뭅니다. 면역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 광고부터, 감기 걸리면 “면역이 떨어졌나 봐”라고 말하는 친구들까지. 누구나 면역에 관심은 있지만, 정작 면역이 무엇을 하는 체계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면역을 병원균과 싸우는 병사처럼 이해합니다. 사실 면역학 교과서에서도 면역을 표현할 때, 병사로 표현하는 사례가 흔합니다. 몸 안에 병균이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공격해서 물리친다는 식의 이야기죠. 하지만 이것은 면역을 이해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에 대해서 착각하기 쉽고, 면역력이 강하다는 것의 의미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진짜 면역의 본질은 싸움이 아니라 우리 몸을 깨끗이 하는 능력입니다. 면역은 병사보다는 청소부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면역의 첫 번째 임무: 몸속 쓰레기부터 치워라
우리가 자고 있을 때도, 걸어 다닐 때도, 아무 증상 없이 생활할 때도 몸속에서는 수많은 세포들이 죽고 태어납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생기는 세포 찌꺼기, 죽은 세포, 손상된 조직 조각들은 모두 몸 안의 쓰레기입니다. 이 쓰레기를 누군가가 제때 치우지 않으면, 몸속 환경은 금세 망가집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면역계입니다. 면역세포들은 매일같이 조직을 돌아다니며, 이물질이나 손상 부위를 탐지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먹어치우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대식세포(macrophage) 같은 세포는 이름부터가 ‘많이 먹는 세포’일 정도로, 청소부 기능이 강력한 면역 요소입니다.
청소가 멈춘 공간은 곧 냄새가 나고, 썩기 시작합니다.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면역은 병균보다 먼저, 자기 몸 안의 쓰레기부터 정리하는 체계입니다.
‘균형’도, ‘조율’도 아닙니다. 그냥, 잘 치우고 잘 멈추면 됩니다
면역을 설명하면서 “조율”이나 “균형”이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면역이 섬세하게 신호를 조정한다고 말하죠. 하지만 실제 면역계는 그렇게 우아한 존재가 아닙니다.
면역은 악기 연주가 아니라 환경 정리입니다.
더럽고 혼란스러운 것을 치우는 것이고, 문제가 해결되면 조용히 물러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 ‘예술성’이나 ‘균형 감각’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쓰레기를 보고도 치우지 않거나, 치우지 말아야 할 것을 치워버릴 때 문제가 생길 뿐입니다.
면역은 싸움보다 정리입니다
면역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체계입니다. 쌓이는 쓰레기를 치우고, 침입자를 제거하고, 손상된 부분을 복구하는 것. 그 모든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기 때문에 우리는 병원에 가지 않고 일상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면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우리는 몸속에서부터 망가집니다.
그 시작은 늘 더럽고 조용하게 시작됩니다. 무언가 치워지지 않은 채로, 점점 엉키고 썩어가는 것이죠.
마무리하며: 면역을 키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면역을 키운다는 것은 몸의 청소 시스템이 잘 작동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흥분하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게. 제때 청소하고, 제때 쉬는 것. 이것이 진짜 면역력입니다.
그래서 면역을 올린다고 무작정 자극하는 식의 접근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면역이 문제없는 대상은 건드리지 않고, 문제 있는 것만 제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면역은 싸움만말은 요즘처럼 자주 들리는 단어도 드뭅니다. 면역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 광고부터, 감기 걸리면 “면역이 떨어졌나 봐”라고 말하는 친구들까지. 누구나 면역에 관심은 있지만, 정작 면역이 무엇을 하는 체계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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